첫째, 지방에 계신 시부모님을 포함, 우리 가족은 꼭 이번에 다같이 간다.
둘째, 26개월 아기가 있기 때문에 비행기로 멀리 이동하지 않는다.
우리의 여행은 계획부터 제약사항이 많았습니다.
몇 일을 고민한 결론은 제주도. 요즘은 수학여행코스도 해외가 거론되는데, 좀 맥이 빠지는 결론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약간의 이국적인 느낌과 따뜻한 겨울 바다가 있고, 생선회를 사랑하는 우리 가족에게 싱싱한 매력이 여전한 곳이기도 했습니다.
 
겨울의 변덕스런 날씨에 야외 활동을 많이 할 수 없을 것을 대비, 아이들을 위해 실내수영장이 잘 구비된 호텔을 숙소로 찾았습니다. 대신 교통비는 저가항공회사를 이용해 경비를 절약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모바일 관광지 할인 쿠폰도 미리 구입하고, 제주맛집 정보도 꼼꼼하게 메모해 챙겼습니다.
시부모님과의 가족여행은 과제처럼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날씨는 여행 여정 내내 우리를 힘들게 했고, 아이가 어린 탓에 빽빽히 짜놓은 여행 스케줄은 하루에 한 두 개쯤 진행 가능했습니다.
연세 많으신 어른들과 어린 아이를 모두 만족할 만한 식당은 여행책자에서 추천하는 제주맛집이 아닌 호텔뷔페가 최고였습니다.
겨울 바다의 낭만보다 호텔 실내수영장과 사우나가 더 따스하고 좋았습니다.
여행 계획은 생각만큼 잘 진행되지 않았지만, 다양하게 준비한 여행정보 덕분에 차선책을 선택하여 현지에서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행 중에 제 생일이 있었고, 호텔에서 생일케잌과 와인을 선물해줬습니다.
한 밤중에 시어머님과 와인 한잔에 그 동안의 삶에 피로를 두런두런 나눴습니다.
눈이 많이 오고 바람이 한 껐 불어준 덕분에 시어머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됬습니다.
여행지의 낯설음은 시어머님 손을 잡고 마주보는 시간을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