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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27 08:04
[막던지는 아이디어방]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일본군위안부 수요시위 후기)
 글쓴이 : 박복남
조회 : 1,091  

사진에 따라서 제목을 달리 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선택사용해주세요.
혹시몰라서 자료사진 찾은 것도 첨부합니다.

 1.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 // 2할머니! 우리가 기억할게요. 힘내세요.
  (1049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를 다녀와서)    글: 박복남

 ‘일본군 위안부’
그 단어를 떠올리면 나는 가슴이 데인 듯 뜨끔거리고, 빚진 것처럼 마음 한 구석이 눌려있는 것 같다. 수요시위와 관련한 기사를 접할 때마다 그 현장에 직접 가서, 알 수 없는 이 감정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어 하면서도 ‘언젠가 한번쯤은 꼭’ 이라고 다짐만 해왔었다. 마침 아이쿱소비자활동연합회에서 주관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오랫동안 미뤄왔던 일을 드디어 하기로 한 날, 나름 긴장이 되어서 그런지 경희대 앞에서 만나기로 한 출발시각을 상기하며 시계를 자꾸 확인하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복병이 등장했다. 아침부터 어린 딸아이는 유치원에 가지 않고, 엄마를 따라 나서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딸을 설득하다 진이 빠져 또다시 포기하려는 순간, 이번 기회만큼은 어떻게든 꼭 가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아이와 함께 길을 나섰다. 
 어렵사리 버스를 타고 도착한 그 곳, 일본대사관 앞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수많은 사진기자들과 방송차량까지 있어서 조금 놀랐다. 평소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나 싶었지만, 역시나 그건 아니었다. 오늘 수요시위 참가자 중에 대선후보의 부인이 왔다고 한다. 대선을 앞두고 민감한 분위기지만, 용기있게 소신껏 진심을 전한 그 목소리가 싫지 않았다. 참가자 중 해외동포도 있었고, 외국인 여행객도 있었다. 그 중 내게 무척 인상 깊었던 참가자들이 있었는데, 역사 선생님과 이제 막 수능을 치른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었다. 할머님들께 자신들의 편지를 조금은 젖은 목소리로 낭독하던 학생들이 참 기특해보였다. 그리고 그런 역사선생님이 계심에 부러웠다.
  어린 딸은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외치는 소리가 신기한 듯 자꾸 물었다. “엄마, 왜 그런거야? 무슨 말이야?”
순간 난 멈칫하고 무어라 말해줘야 할지 망설였다. 그리고는 “응...유치원에서 친구가 너를 갑자기 때리고 밀치며 잘못했는데, 미안하다고 안하면 많이 속상하겠지? 사과 안하는 어른들이 있어서, 그런거야” 참으로 궁색한 설명을 서둘러 끝냈다. 그리고는 돌아서서 참 착잡한 심정이 되었다. 단지 ‘위안부’를 설명하기가 난감해서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내 마음 속 목소리는 이랬었다. “실은 엄마도 정확히 잘 몰라. 깊게 알려고도 안했던 것 같아. 알고 있는 아주 조그만 사실들에 대해서도, 나의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내 현재의 편안함이 더 중요해서 잊고 살았어.”
 수요시위가 시작된 지 벌써 20여년이 지났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장기 시위라고 한다. 지난 해 12월에 1000회를 기록하면서 이 거리가 ‘평화로’가 되었고, 평화의 소중함과 전쟁범죄의 끔찍함을 깨우치는 울림의 상징으로 소녀상이 세워졌다. 게다가 올해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이 갖은 어려움을 겪으며,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한적한 골목길에 세워졌다. 정부나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 어느 곳의 관심이나 도움도 없이, 피해 당사자인 할머님들과 그 뜻을 같이하는 평범한 시민 수 만명이 9년에 걸쳐 십시일반 모은 돈과 정성으로 지어진 집이라 그 의미가 더한 것 같다. 할머님들의 소원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일본정부의 진심어린 사과로 더 이상 ‘위안부할머니’가 아닌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남은 여생을 살고 싶은 것, 다시는 전쟁으로 인해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진실을 알리고 싶은 것이었다. 지금의 중학생과 고등학생 86%가 ‘일본군위안부’에 대해서 모른다고 한다. 입시와 잘못된 선행교육으로 인해 아이들이 고통 받고 힘겨운 지금, 오히려 우리가 아이들에게 먼저 알려줘야 할 것이 평화와 인권에 대한 교육이 아닐까 한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중요하게 배운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은 지금보다 덜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어른이 되고 보니, 진실 앞에 마주해 좋은 일인줄 알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거나, 오랫동안 그 일을 꾸준히 관심을 갖고 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오늘 만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의 20년이라는 그 세월 속 외침과 용기가 날 부끄럽게 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곤하게 잠든 아이를 물끄러미 보며 작은 손을 꼭 잡아본다. 
‘엄마가 평화와 인권에 대한 진실을 마주해서 소리를 높여야 할 때, 두려워하거나 뒤로 숨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용기를 주렴. 너한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구나. 너가 살아가야 할 세상이 지금보다 좀 더 평화롭고, 약한 사람을 더 보호하고 존중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어. 엄마가 할 수 있는 일로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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