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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8-29 18:30
[행사후기] 힐링글쓰기 모임...두번째 이야기....나의 버킷리스트
 글쓴이 : 임지현
조회 : 1,168  
8월 17일 영통사무실에서 두번째 모임을 가졌다.

여는 글
<2039년으로부터의 귀환> 은정아 
 
하루종일 명지의 뒷 꽁무니를 쫓아다니다 보니 피곤이 어깨에 내려앉았다.
딱딱하게 굳은 어깨, 그보다 더 딱딱한 내 얼굴.
애써 웃으면서 안 잘려고 칭얼거리는 명지를 안고 노래를 부르는데 자꾸 목이 메였다.
그런데 갑자기, 불현듯. 내 머리를 스치는 생각하나.
30년 뒤, 난 지금의 이 시간을 어떻게 기억할까?

그때는 명지가 내 나이다. 30살이 된 명지_ 어쩌면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을지도 모를_ 그 아이가 내 품을 떠난 건 아마 오래전일거다. 내 엄마에게 내가 그러하듯, 명지 역시 내가 알 수 없는 세계에 살고 있겠지. 그리고 난_ 아마 지금 이 시간을 기억하며 그리워하지 않을까.

지금처럼 명지가 온전히 내게 안겨 나만을 바라보고, 이렇게 나를 원하는 시기가 또 언제 올까.
이렇게 예쁜 이 아이는 금방 자라, 내 품을 떠날 텐데.
그리고 더 큰 세계로 훨훨 날아 갈텐데.
내가 그랬듯이 말이다.

그러자 문득, 지금 이 시간이 30년 뒤의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와 다시 살게된 삶 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60의 할머니가 된 나에게 누군가 내게 큰 상을 줘서 내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되돌려 줄테니 돌아가라고 한다면?

그때의 나는 아마. 주저없이 처음 엄마가 되어, 명지의 성장을 하나하나 지켜보던 지금으로 되돌려달라고 하지 않을까?
지금이 얼마나 보석같이 빛나는 순간인지 _
그리고 이 순간이 얼마나 금방 지나가 버릴 건지 _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온 나는 그 소중함을 잘 알고 있을 거다.
그래서 힘들어 목이 메는 대신, 이 시간이 지나가는 게 너무 안타까워 명지가 너무 예뻐, 너무 기뻐 목이 메지 않을까_
그래, 60살이 된 내가 다시 돌아오고 싶을 정도로. 지금은 내 인생의 최고의 순간은 지금이다.

지금, 이 소중한 시간을 하나하나 알알이 새겨 내 가슴에 담아나야지.
타임머신을 2번 태워주진 않을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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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제가 2009년에 쓴 글입니다. 초보엄마인 저는 첫째아이(명지)를 보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순하디 순한 아이였지만 갑자기 180도 달라진 제 삶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죠. 고요하고 아파트는 깊은 우물 같았습니다. 덩그러니 아이와 남겨진 저는 한없이 침잠했었습니다. 그리고 ‘아, 이렇게 우울증이 올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죠. (물론 그 우울증 해소는 생각보다 쉽게 되었습니다만.)

제가 고민하다가 이 오래된 일기를 여는 글로 택한 이유는 버킷리스트라는 것 자체가 ‘현재’를 사는 법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영원할 것 같았던 이 육아스트레스도 지금 보면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순한 아이! 그것도 한 명만 보는 것이 뭐가 그리 힘들었었는지!)

우리는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늘 미래를 준비합니다. 초중고때는 대학을, 대학때는 취업을, 취업하면 결혼을, 결혼하면 아이를. 그리고 아이의 초중고부터 다시 되돌이표입니다. 끊임없이 준비하지만, 늘 ‘현재’가 없습니다. (이 비슷한 이야기는 김두식의 <욕망해도 괜찮아>라는 책에 나옵니다. 이분의 <불편해도 괜찮아>라는 책과 함께 강추도서에요.^^)

철학자 니체는 ‘영원회귀’의 법칙을 이야기했습니다. 아주 간단히 이야기하면 지금 이순간이 영원히 회귀한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제가 지금 아이를 키우는 것 때문에 힘들면 이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든, 고등학생이 되든 계속 힘들다는 겁니다. 이순간이 ‘영원’히 '회귀‘하니까요. 정말 끔찍한 이야기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주 희망적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지금 이순간만 행복하면, 저는 영원히 행복 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니체는 이야기 합니다. ‘지금, 여기서. 가장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정답’이다.

버킷리스트는 지금, 여기서,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찾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요령은 간단합니다. 가까운 미래 (5년이내)안에 내가 죽는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을지 적는 겁니다. 죽음이란 아주 단적인 가정을 가지면 나의 욕망이 보다 선명해지기 때문입니다.

다시 저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30년 뒤 60살이 넘은 저는 분명 지금이 그리울 겁니다. (물론 그때도 그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테지만.) 주위에서 수많은 할머니들이 ‘지금이 좋을 때다’라고 말씀하시는걸 보면 그건 틀림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바로, 지금! 다시 오지 않을 ‘이 찬란한 순간’을 최대한 즐겨야 하지 않을까요? 보다 적극적으로 제 삶을 살기 위한 구체적 방법! 그것이 바로, ‘버킷리스트’가 될 것입니다.

저의 버킷리스트는 다음 모임 때 말씀드릴께요. 여기 보내려고 하다가 부연설명이 조금 필요할 것 같아서 첨부하지 않습니다. 모임에 참석하지 못해서 죄송해요. 앞에 나온 첫아이가 4살이 되었고, 동생을 본 뒤 성장통을 앓고 있습니다. (사실 고백하면 명지보다 제가 더  앓고 있습니다.) 이 아이를 조금 더 보듬어야 되는 시기라 급하게 가족 당일 여행을 떠나게 되었네요. 다른 분들의 버킷리스트가 너무 궁금한데요. 다음시간에 꼭 말씀해주세요. ^^

마지막으로 시 한편 읽으면서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볼께요.
우리는 현재, 이 시에서 이야기 하는 ‘그때’를 살고 있다는 것! 참 고마운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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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을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들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김영애 12-08-30 09:45
 
소중한 글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읽어어요. 마지막 시 또한 언제 읽어도 좋은 글입니다. 지금이라도....
조월신 12-08-31 16:31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일들, 생각을 소중히 여기자. 일상의 소중함, 소소함이 모여 내일이 되리라~ 이 글을 읽으니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의 삶을 만끽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네요^^
박복남 12-09-10 11:37
 
여는 글 공감 팍팍..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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