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하게 지나간 두 주..

저인슐린다이어트 중간모임에서, 설탕의 해악에 대한 책 [슈가블루스] 학습회를 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나머지 두 주를 준비하게 되었다.
매 식단을 기록해서 올리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꼬박꼬박 성실히 기록해서 올리는 송미순 조합원님의 노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임에서 나눈 참여자들의 체험담을 들으며, 같은 변화를 겪고 있음에 놀랍고 한편 안심이 되었다.

내가 겪고 있는 뚜렷한 변화는 우선, 크게 감소한 식사량과 내 몸이 자극적인 음식이나 가공식품에 예전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난 정말 밥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할머니 손맛 같은 토속음식들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에, 더더욱 밥을 더 많이 먹게 되었다. 아마도 어릴 적 시골에서의 경험이 내 입맛에 이토록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낚지 볶음이나 해물찜 등의 요리들은 맵고 달큰한 양념 맛에 밥을 또 더 먹게 되었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내 위는 커져갔고, 한 때 '밥통대왕'이라는 닉네임을 회사식당 아주머니께서 붙여주시기도 하였다. (결혼 전이었다).

저인슐린다이어트로 당지수가 낮은 음식들을 선별하여 먹기 시작한 지 2주가 지난 현재 식이요법만으로 체중은 3kg이 감소하였다. 다이어트에서 식욕이 억제가 안 되거나 욕구를 참지 못하는 스트레스는 신기하게도 없다. 왜냐하면 조금만 먹어도 만족할 만큼 포만감이 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 입 더 먹음으로 인해서 생기는 과식의 불편함이 예전보다 더 크고 더 많이 불편하다고 느끼기에 젓가락을 놓는 일이 점점 쉬워졌다. 내 의지와 무관하게 몸이 반응하는 대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부득이한 외식을 하게 되었을 때, 속이 더부룩하고, 맵거나 달거나, 짠 음식을 먹었을 때 맛이 무척 강하게 느껴져서 예전에 즐겨찾던 찌개나 양념요리를 먹어도 즐겁지 않다. 소위 ‘맛집’에서 느꼈던 착 달라붙는 메뉴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오히려 목마를 때 먹는 물 한잔이나, 침이 마를 때, 입에 넣은 파프리카나 오이가 훨씬 달큰하고 시원하기 까지 하다.
몸은 많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다만 초저녁에 잠이 많아졌다. 원두커피를 하루에 석잔마셨어도 아이처럼 푹 잘 수 있게 된 것 같다. 아기를 재우고 나서 즐기는 나만의 자유시간이 없어진 것은 좀 아쉽지만, 푹 자고 일어나는 개운함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

남은 2주는 식단에 그리고 약간의 운동에 더 신경을 쓰고 싶다. 완전한 슈가프리 음식을 외식에서 찾기는 참 힘들다. 이러다 채식주의자가 되는건 아닐까 싶지만, 채소로 만든 식단들을 위주로 짜보련다.
운동할 시간적 여유는 없지만, 스트레칭이나, 걷기 운동을 해보려고 한다. 계단이용 횟수를 늘리고, 주차장소도 지하나, 집에서 가까운 곳보다 멀리 세워두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 같다. 나의 이번 저인슐린 다이어트 목표는 규칙적인 식습관과, 체지방 줄이기이다. 체중감량에 대해서는 오히려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게 된 것도 이번 다이어트에서 바뀌게 된 소중한 성과이다. 날씬해지고 싶지만, 건강이 먼저다. 건강하게 날씬해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