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부터 내린 비가 아침까지 그치지 않아 다소 발걸음이 늦어졌지만
M5107을 타고 서울역에 가서 4호선을 타고 이촌역에 도착했다.
걸어서 500m를 가니 '국립중앙박물관'이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현윤애 선생님을 만나 오늘의 일정에 대해 들었는데
오늘같은 날씨엔 야외전시장을 둘러 보는 것이 낫다고 제안을 하셔서
모두 야외 전시물을 둘러보기로 했다.
새로 생긴 등나무 벤취에서 박물관 마크의 상징인 과거, 현재,미래에 대한 설명과
대청마루를 상징하는 박물관 입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이탈리아 건축가가 아닌
우리나라 건축가가 우리의 한옥을 상징하는 건물을 지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또 거울못을 끼고 있는 '청자정'에 올랐는데 고려 무신정권이 일어난 의종 때 지은 '양이정'을
본떠서 지은 정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붕까지 청자로 짓다니...화려한 고려 청자의 위상이 한눈에 들어왔다.
우리의 청자 문화가 세계적이라는 생각에 흐뭇했다. 또한 이곳에서 느끼는 박물관의 정취,
오리들의 헤엄을 보며 수련이 나란히 줄지어 떠 있는 거울못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야기를 듣는 사이에 비는 그쳐서 우리는 석조물정원으로 향했다.
통일신라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의 석탑과 석불을 보면서 석탑이 몇 층인지
알아보는 방법도 배웠다. 탑은 기단부,탑신부,상륜부로 나뉘는데 탑신부의 지붕돌을
세면 탑이 몇 층인지 알 수가 있다.
나는 고달사 쌍사자 석등을 보면서 쌍사자의 문양과 석등으로서의 기능이 잘 어우러진
조각을 감상하였다. 현윤애 선생님께서는 역시 돌을 잘 보라는 말씀을 덧붙이시면서
못 자국도 잘 보면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렇게 석탑을 보는 동안 불교문화에 예술적 혼을 불어 넣은 조상들의 미적 감각에 다시 한 번 감탄을 했다.
우리는 여러 탑을 지나 미르폭포로 향했는데 가는 길에 개울도 지나고 비 온 뒤에 나무 향에 취해
도시 한복판에 있는 비밀 정원으로 가는 기분이 들었다.
미르는 龍을 상징하는 말로 아담하게 만들어진 인공폭포인데 못 자체가 아담해서 참으로 아름다왔다.
또 이 곳을 지나면 용산가족공원으로 바로 갈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 게 되었다.
다음에 아이들과 박물관을 소풍 오듯이 놀러 와서 가족공원에도 꼭 가 보아야겠다.
현윤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유물을 하나라도 배우게 하기 보다는
엄마가 먼저 박물관 오는 것을 즐거워하면 된다는 말씀을 하셨다.
박물관에 오면 무조건 건물 안에 들어가서 유물을 살펴보고 많은 것을
배우기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내가 먼저 박물관을 사랑하고 유물과 소통한다면
박물관에 언제든지 올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언젠가는 박물관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그 날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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